조방앞 원조할매낙지

활기찬 재래시장에는 맛있는 먹거리들이 많아 절로 입안에서 군침이 돈다. 먹거리 천국 이라는 말에 걸맞게 그야말로 맛의 백화점이지만,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며 변두리 정서에 푹 빠져드는 재래시장만의 독특한 먹거리를 찾아본다. 그것은 실로 먹거리 탐방인 것이다.

부산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부산 부산진구 범천1동의 평화시장과 자유시장 주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먹거리가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옛날 서부경남시외버스터미널이 이곳에 들어설 때부터 서울과 경남 상인들의 왕래가 잦은 시장이었는데 지방 상인들이 부산을 찾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먹었던 음식 중에 하나가 인기 있는 낙지볶음 즉, ‘조방낙지’다.

‘조방낙지’가 고유명사처럼 불린 것은 지방에서 물건을 사러 온 상인들의 입소문 때문이다. ‘조방낙지’가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다른 지역 상인들에 의해 입으로 전해지면서 전국적으로 평판이 높아졌다고 한다. 요즘은 서울이나 대구 등의 지역에서도 ‘조방낙지’라는 식당 간판이 쉽게 눈에 띄고 있다.

‘조방(朝房)’이라는 말은 옛날 자유시장에 있던 ‘조선방직회사’의 이름을 줄인 말로 ‘조방낙지’라는 음식도 이 회사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되었다.  

낙지는 지방이 적고 맛이 담백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양념이 녹아든다. 특히 낙지에 들어있는 풍부한 타우린 성분은 간의 해독 기능을 도와 동맥경화나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매콤한 낙지볶음을 연신 땀을 닦으며 먹는 낙지볶음 요리는 생각만 해도 입맛을 당긴다.

평화시장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조방낙지’ 골목에는 10여 군데의 식당 중 4곳이 낙지 전문음식점이다.이곳에서 부산 정통 낙지볶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원조할매낙지(634-9618)는 점심시간이면 3층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낙지볶음 요리를 먹으러 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주변 보석도매상은 물론이고 이곳 낙지볶음(1인분 5천원)의 맛을 잊을 수 없어 멀리서 일부러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냉동 낙지가 아니라 그날 잡은 싱싱한 낙지에 잘게 썬 마늘과 파, 양념을 듬뿍 넣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가스 불에 짧은 시간 동안 익힌 낙지는 바로 육수와 야채에서 우러나온 국물을 빨아들여 쫄깃쫄깃해져 매우면서 얼큰한 맛을 낸다.

마늘과 빨간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 있는데 전혀 맵지 않은 것이 이상한데, 그것은 바로 ‘매운 고추’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무교동 낙지볶음과는 달리 맵지 않으면서도 진한 맛이 더욱 미각을 돋운다.

낙지와 새우를 넣은 새우낙지볶음(7,500원)은 해산물에서 우러나온 육수와 새우육수가 조화를 이뤄 낙지볶음과는 또 다른 새우풍미가 어우러진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매우면서도 얼큰한 낙지볶음을 술안주로 찾는 손님이 많은데, 적당히 마시고 빨리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이 집의 에티켓이라고나 할까. 술 한 병만 비우면 술병을 빼앗는 할머니의 잔소리를 참느니 차라리 음료수(한 병 1000원)로 목을 축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낙지볶음 요리는 반찬이 별로 필요 없다. 공깃밥(1000원)에 반찬은 부추무침와 배추김치, 얇게 썬 동치미 등 3가지인데 부추와 볶음냄비에 들어가는 파는 낙지와 마찬가지로 피의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원조할매집의 오른쪽 골목을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본가낙지볶음(642-1041)이 눈에 띈다.

낙지와 새우에 쫄깃한 곱창을 얹은 곱창낙지볶음(7500원)은 해산물과 고기에서 우러난 육수가 얼큰한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다. 문어와 새우는 부드럽고 담백한데 곱창은 천천히 씹으면서 그 맛을 음미하며 먹는다.

메뉴	단위: 원
낙지+밥	7,500
낙지+새우+밥	7,500
낙지+소곱창+밥	8,000
밥	1,000
우동,라면.당면	1,000

관광지명	조방앞 원조할매낙지
전화번호	051-634-9618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범천1동 837-42
영업시간	10:00 ～21:30
휴업일	설, 추석전날과 당일
가는방법	부산지하철 1호선 범일역(Beomil) 10번 출구 도보 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