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설립된 한센병원인 부산나병원설립기념비가 국가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부산시는 8 일 부산 동구 좌천동 일신기독병원 부근에있는 "구부산나병원기념비"를 국가문화재 제 781 호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기념비는 화강암 재질로 제작된 오벨리스크 (전체적으로 위쪽 끝이 피라미드 모양의 돌사각기둥) 양식으로 높이 1.1 미터의 작은 비석이다. 비석의 전면에는 "대영나환자구료회기념비"이라고 새겨져있다. 다른 3면에는 부산나병원설립일, 설립자, 비석제작날짜 등이 새겨져있다. 대영나환자구료 회는 부산과 대구, 광주 세지역에 활약했던 국제단체다.

부산나병원기념비는 1909 년 감만동에 설립된 한국 최초 한센병 전문치료기관인 부산나병원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1930 년에 제작되었다. 이 기념비는 부산의 한센병 환자들의 주도로 1930 년 5 월 맥켄지 선교사의 내한 기념 20 주년을 맞아 감만동 나병원 교회 앞에 세워졌지만 그후 용호동, 기장군 등으로 옮겨 2016 년에 현재 부산동구 일신기독병원 옆 맥켄지 공원에 이전되었다. 맥켄지 선교사는 호주 출신의 장로교 선교사로서 1910 년에 내한하여 부산에서 한센 환자의 치료를 위해 노력을 한 인물이다.

부산나병원은 한국 근대사에서 나병환자를 위해 세워진 최초의 병원으로 한국 한센병 치료의 역사와 선교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나병원 문화재 등록은 한국 근대사에서 부산지역의 병원과 의료체계가 가지는 가치가 인정되는 계기가 됐다"라며 "향후 근대 부산의 의료 역사와 선교 자원봉사 활동을 보여주는 문화재로 활용이 기대된다 "라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과 기념물의 소유자인 "한국호주기독교선교회"(일신기독병원)도 문화재 등록을 계기로 부산 좌천동에 흩어져 있는 일신여학교, 부산진교회, 일신기독병원 등 근대 기독교 관련 건축물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소록도 국립나병원 등 관련 시설과 함께 근현대 역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